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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Oct
사랑의 날개는.. 사랑의 날개는 너에게 2작성자: 관리자 조회 수: 2750
1990. 12. 28. 날씨, 저기 밖엔 추위가 파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친구에게 이 편지를 띄운다. 언제나 떠돌아 다니던 그 친구. 그래서 우리는 그 친구를 떠돌이 찰리라고 불렀었다.떠돌이찰리. 도시의 겨울은 춥다.빌딩과 빌딩 사이를 불어오는 차갑고 시린겨울바람-, 그 겨울바람 앞에 서서 너의 이름을 부른다, 떠돌이 찰리. 나는 방금, MBC 10대가수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에게는 과분한 상이다. 어떤 사람이게서는 축하를, 어떤 사람들로 부터는, 무언의 압력 같은 걸 받았다는 게 사실이다. 혹은, 나를 진정 걱정해주는 어른들이나 친구들은, 어린 나이에 너무빨리 성공한 게 아니냐는 걱정도 해주신다. 처음 수상 소식을 접하면서 솔직히 나는 들떴다. 대학가요제 대상 이후, 나의 노래생활은,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리고 네가 알다시피 나는 부모님, 주위 친구 들의 걱정을 끼치는 일을 했던 적도 있었다. 일년 남짓 쉬다시피 하며, 나는 밤늦게 나의 악기와 악보를 펼쳐두고, 예전의 나보다 훨씬, 발전한 내가 되려고 했었다. 그건, 아마 이런 것일 거다. 너도 알겠지만, 난,내가 살아가면서 거의 모든 것을 포기했었다. 그런데 죽어도, 아니 내가좋아서 포기하지 않은 게 있다면, 그건 노래다.내가 나의 삶을 반성한다는 건 사실, 나의 음악을 반성한다는 말이다. 이럴 때면, 매일 시시덕거리고 농담 따먹기만 하던 나도 진지해진다.왜냐하면, 나의 승부, 최소한 내 청춘의 승부는 음악에 있기 때문이다. 앨범을 내고, 노래가 히트의 조짐이 보이면서, 나는어두운 연습실에서 내가 나에게 했던 말을, 바쁜 스케줄 가운데 떠올리곤 했다.분장을 하면서, 점심으로 무대 뒤에 서서 햄버거를 씹으며, 의상을 입으며, 무대의 라이트가 나에게로 향해 올 때, 간혹 드라이아이스로 피우는 안개가 나를 감싸며, 내 노래의 전주가 시작될때, 미친 듯 노래를 할 때, 내가 떠올린 그 말. 내 머리 위에는 빛나는 별이, 내 가슴속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열정이!"나는 그동안, 손을 제대로 씻을 시간도, 밥을 제대로 먹을시간조차 없었다. 입 주위로는, 피곤한 흔적이 지워지지 않았다. 아니다, 아니다, 나는 너에게 이런, 내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가 그래서 내가 얼마나 피곤한가-라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어느날, 연습실로 네가 불쑥 나타났었다. 그때는 정말, 내가 많이 힘들어 하고 있었던 때였다. 너는, 너의 큰 숄더백을 바닥에 집어 던지며 나에게 말했었다. 어이, 학교공부는 죽어라고 안하는 놈이 악기에 대한 책은 또 죽어라고 보고 있었구나. 자, 책 그만 보고 우리 별 보러 가자. 깨끗하고 시린 별빛을, 언제나 우리 머리 위에 있는 별, 그럼, 네 가슴속에 있는 아름다움에 대한 열정이 별빛하고 만나게 될꺼야." 돈키호테 같은 녀석 나는 불쑥 찾아온, 몇달째 소식을 끊고 떠돌아 다니던 너에게 이끌려 연습실을 나왔다.과연 네 말대로 별은 빛나고 있떠구나. 나는 별빛에 내 어지러운 머리를 헹구는 느낌이었다. 우린, 공터에 나란히 퍼질러 앉아 새우깡과 소주를 마셨다. 난, 술이 약해 한 잔을 마시고도 취하는 느낌이었다.해철아, 어쩌면, 난 떠돌아 다니며 삶을 배우고 너는 음악 속에서 삶을 만나는 건지 모른다. 음악이 네 삶이라면 떠도는 건내가 택한 나의 삶이야. 그렇지만, 나도 언젠가는 돌아오겠지."......" 떠돌면서 배우는 것보다, 뿌리내리며 배우는 걸 알게 될지도 모르고, 너도 언젠가는 음악을 위해 여행을 떠나게 될지도모르지. 그때 너는 새롭게 네 길을 가게 될지도 모르고."그날, 네가 나에게 했던 말을 나는 다 기억하지 못한다.하지만 나는 안다.네가 나에게 무슨 말을 하려 한다는 걸.나는 내 노래에 보내는 사람들의 갈채를 기억한다. 그리고 그 갈채를 사실, 내가 열심히 보냈던 내 청춘에 대해 사람들이 보내는 작은 갈채라는 생각도 한다. 그러나, 나는 이 갈채의 참의미에 대해 생각한다.지금 나에게 보내주는 갈채가 언젠가는 나를 떠날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그걸 두려워하지는 않겠다. 우리가 살아 가면서 수많은 사람과 사건을 만나듯, 그건 어쩜 내 삶에서 일어 났던 아주 즐거운 사건이었는지도 모른다.그렇다 떠돌이 찰리. 내가 고여 있다는 생각이 들면, 나도 너처럼 떠돌면서 삶을 배우려고 할지 모른다. 내 음악에 대한 긴 여행길에 오르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즈감 나는 서울과 지방, 연습실과 스튜디오,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지금 내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련다.그리고, 나를 기다리는 식구들, 밤의 디스크쇼 가족들에게 내가하고 싶은 말, 내가 해줄 수 있는 말, 내가 보내줄 수 있는 좋은 음악을 들려주며 지금, 나에게 주어진 나의 시간을 살련다. 떠돌이 찰리. 나는 너에게 언제, 어디로 가느냐, 왜가느냐, 뭘 하느냐- 한번도묻지 않았다. 그러니 너도 나를 지켜봐다오. 네가 떠돌이 시절을 끝내고 우리 곁에 돌아올 때, 나는 너를위해 따뜻한 난로와 순한 술을 한 병 준비하겠다.그리고 아무 말없이 술을 마시며 다시 별을 보러 가자. 우리가 아름다움에 대해 고민할 때, 언제나 우리 머리 위에서 빛나던 그 별을. 그때, 너를 두고 내가 떠날지도 모르지만, 너는 나를 믿어주겠지, 언젠가 내가 다시 돌아오리라는 것을.
1991. 1. 1. 날씨, 오늘만큼은 쾌청
나는 나이면서도 나로는 살지 않겠다. 나를 뛰어넘은 새로운 나, 나를 끊임없이 변화시키며 발전하는 나. 살아가는 건 언제나 어렵지만, 어려움은 나의 친구. 세상 어려움과 친구하며 나는 나이면서도 언제나 앞으로 나아가는 나로 살겠다." 오늘, 나는 나를 조용히 만났다. 나를 만나면서 나의 결심도 함께. 올해 나는 좀더 차분히 사랑하는 나의 악기 곁에서, 내 마음 안에서 울리는 나의 노래를 찾아가겠다. 착한 아들, 착한 친구,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도 좀더 많이 만들겠다.내가 젊다는 것을, 내가 나에게 보여주겠다. 학교에도 나가보고 싶다. 강의실에 앉아 책을 보며 노트 필기도 하고, 텅빈 강의실에 앉아 있고도싶다. 교정을 천천히 걸어나오며 휘파람도 불어보고 싶다. 새해엔 모두에게 안녕을 나에겐 언제나, 저창한 건 어울리지 않는다.오늘, 조용히 새해를 맞으며,모두의 안녕을 빌어보는 시간으로 보냈다.
1991. 1. 2. 날씨, 맑음
녹음방송
나는 지금 스튜디오에서 밤디를 진행해야 하는 시간에 집에 앉아 밤디를 듣고 있다. 이틀을 쉬자고, 우리는 녹음방송을 준비했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내 목소리라니,이건 영락없이 연말스케줄에 시달려 피곤에 쩔은 목소리가 아닌가.그래도, 신년방송이라, 나는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아이쿠, 저게 뭐람, 차라리 하품이나 하고 있어라, 있어.세상에, 또 저건 무슨 얼굴 붉어지는 소리를-.나는 사실, 내가 해놓고 내가 조용히 듣고 있지를 못한다. 나는 듣다가 몇번이나 소리를 줄였다 높였다 했다.좋은 DJ 이란, 어떤 DJ 일까? 새삼스럽게 나는, 좋은 DJ 란 어떤 건지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는데 하루 두시간의 방송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내가 잘해내고 있는가-하는 내 반성일 것이다. 연륜도 아직 세상에 대하여 뭐라고 말할 만큼 되지 못한 나는 그저, 정직하게, 내가 느끼고 느낀 것을 전달하는 것으로 음악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갈 뿐인 것이다. 나는 잘 갈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새해부터 자신이 없다니, 하루하루 배우고 그저 나가면 될 것 아닌가.
돌아올 수 없는 시간 속으로
모래시계를 본 적이 있는가? 모래시계는 삼각형의 병이 아래, 위 두개로 이어져 있고 그 안에 모래가 담겨져 잇다.위에 모래를 달아놓으면, 시간이 지나가면서 모래가 아래삼각형의 또 다른 병으로 흘러내리게 된다.그러니까 아래가 위가 되고, 위가 아래가 되어 다시 모래는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자, 그럼, 모래시계 속에 담긴 시간은 어떻게 될까.아래로 떨어졌던 과거의 시간이 현재로 되돌아 떨어지게 되는데......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의 눈으로 모래시간 속의 과거가 현재가 되고 현재가 또 미래가 되는 순간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우리 앞에 놓인 우리의 시간이라는 것도 이 모래시계처럼 거꾸로 해놓으면 언제나 과거로, 현재로, 혹은 미래로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우리는 단 한순간의 오늘만을 볼 수 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 속으로 우리는 가고 또 가고 있는 것이다.
있는 모습 그대로
나에게는 매일 편지와 선물을 보내주는 팬에서부터 집에 전화를 걸거나, 심지어 집으로 찾아오거나, 콘서트 때마다 와서 나를 환영해주거나, 내가 출연한 방송이나 무대에서의 내 모습을 찍어와서 건네주킬 하는, 암튼, 팬들이 있다.나는, 언제나 그 분들에게 감사한다. 어쩌면 인기가수로서의 내 생명은 여러분들이 나에게 보내주는 사랑과 함께 시작되고 사랑이 끝남과 동시에 끝난다.어떤 때는 인기-라는 것만 생각해도 우울해진 적도 있었다. 선배들은 이렇게 말한다.인기도 한때야. 팬이라는 건, 얼마나, 쉽게 변하는 거라구.나중에 지나보면, 인기도 가고 건강도 가고, 방송국에 나와도 누구하나 아는 척도 안하지."실제로 나도 왕년의 인기가수였던 선배들이, 방송국 로비 의자에 앉아 무료하게, 혹은 쓸쓸하게 담배를 피워대고 있는 모습을 본적도 많다. 그리고 우리나라 가수들의 인기는 이, 삼년 가면 오래 가는 거라하지 않은가. 지금 나는 한창 바쁘고 이곳 저곳에서 찾는 사람도 많지만 시간이 흘러, 인기가 없어지면.....?그러나 요즘 나는 그런 생각을 덜하게 되었다.(전혀 안한다고 하면 거짓말이라 하겠지?) 매일, 밤디 식구들과 만나면서 나는 이런 생각보다 더 발전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우리 밤디 식구들 매일 두 시간 동안 내 목소리와 좋은 음악을 들어주는 우리 식구들-.나는, 인기를 얻기 위하여 동분서주 하는 것보다, 조용히 여러분과 만나기 시작하면서,인기란, 얼마나 밖으로 드러나는 물거품 같은 것인가를 알게 되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너무 많고 또 억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내가 여러분을 붙잡으려고 가까이 더 가까이 내 진짜 마음을 숨기고 간다면 여러분은 나에게 가까이 오겠는가. 제발 가라, 가버리라고 하겠지. 그렇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면, 그 뒤의 판단은,여러분이 하게 될 것이다. 우리 대장 김철진 선생님의 말씀,라디오가 얼마나, 나라는 걸 그대로 드러내는 건지 아니? 네가 피곤하고 하기 싫은 날은 그 모습 그대로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거야." 사람들은, 내가 감기가 들면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정말 금방안다. 내가 짜증이 난 날은, 아무리 미사여구를 동원해서 숨기려고해도 알고, 내가 다른 생각에 빠져 있으면 정말, 정말 금방안다. 인기가수는 자칫, 대중과 실제로는 멀어질 때가 있다. 인기 유지를 위해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고 그런다. 그러나, 나는, 가수이면서 DJ이므로, 그럴 수는 없다.나의 심경이 편안한가, 편안하지 못한가를 금방 알아차리는 여러분 같은 식구들과 함께 스물셋이라는 나의 나이답게 그냥 이 시간을 지낼 것이다. On Air. 불이 들어왔다. 이제 나는 다시 헤드폰을 끼고 뭔가 말을 시작해야 한다. 여러분, 이제 시작합니다. 오늘 저는 편안한가요? 아닌가요? 한번 알아 맞춰 보세요.
불이 꺼진 뒤
여러분, 사랑합니다. 저의 가장 가까운 친구 여러분.여러분이 있어서 저는 DJ이고, 여러분의 마음이 있어, 저는 저의마음의 길을 보게 됩니다.언제나, 사랑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두 시간 동안 동행하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앞으로도 여러분에게, 고마움과 사랑을 함께 보냅니다.저, 이제 헤드폰을 벗고 원고를 챙기고 판도 정리하고 의자도 제자리에 두고 스튜디오를 나갑니다. 마이크도 꺼지고 스튜디오의 불도 꺼졌습니다. 복도를 걸어나오며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 담배도 한 모금, 내일도 방송은 나갈 것이고 저도 건강하게 여러분을 뵙게 되겠지요. 그러나 오늘은 이별, 내일 다시 저는 사랑과 따뜻함으로 제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제가 잘 들어갈 수 있게 내일도, 여러분의 창에 불을 환히 켜주십시오. 자 그럼 안녕, 편안한 밤 되세요.
저의 노래를
전 오늘밤, 광화문 사거리로 나가볼 겁니다.모두가 다 가버린 텅빈 거리. 잎을 떨군 나무들이 바람 속에서 왱왱거리고 있겠죠. 그럼 전, 그 잠든 거리를 향해 커다랗게 나팔을 불 겁니다. 경적을 울리며 순찰차는 달려오겠죠. 인근에 야경을 돌던 경찰아저씨들도 달려올 거구요. 그래도 전 모두가 잠들어버린 텅빈 그 큰 거리에서 커다란 나팔소리를 내며 자동차가 다니던 그 거리를 쏘다닐 겁니다. 한번도 사람이 다녀보지 못했던 넓고 넓은 그 큰길에 나팔을 울리며 걷다가 막 달려가-.그대가 쉬고 있는 창문까지 가서 이번엔 아주 작은 하모니카를 꺼내 불 겁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저의 노래를, 거리를 달리다 온 저의 노래를 드릴 겁니다.
나만의 의자
제가 사는 아파트 어린이놀이터엔 작은 그네가 있습니다.저는 밤늦게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 일을 마치고 거친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다가-흔들거리는 그네에 앉아 잠시 쉬어가곤 합니다. 그네는 바람에 혼자 흔들리다가도 제가 가면 저를 반갑게 맞이해 주는 것입니다. 가끔 지치고 친구들과 다투었을 때 일을 하면서 이게 아니다, 이게 아니다, 싶을때 세상에, 날 위해 자리를 비워두고 날 기다리는 그네가 있다니. 오늘도 저는 일을 마치고 잠시 그네에 앉아 있따가 집으로 갈 겁니다.이 세상에 날 위해 자리를 비워두는 나만의 의자인 그네를 여러분, 한번 보고 싶지 않으세요?
울 수 없을 때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는 날도 있었습니다.큰소리로 울음을 터뜨리며 벽을 주먹으로 꽝 꽝 치며 울고 싶은 만큼 울 수 있었던 날들-, 그때 저는 삶에 대하여 정직하게 말할 수 있었고, 사람에게 정직한 마음을 주어 그 사람의 아주 깊은 곳을 만날 수도 있었습니다. 지금, 저는 울고 싶어도울지 못합니다. 울음이 나와 견딜 수 없을 때도 하늘을 보며 그냥, 웃고는 그만입니다.그러나 어느날 밤, 이렇게 어둡고, 무슨 설레임을 밟고 누가 올 것 같은 밤엔, 전 소리내어 울고 싶어집니다. 그대가 오는 그 길 위에 저의 눈물이 따뜻한 발자국으로 남아 그대의 잠든 가슴이 흔들리기를 저는 바라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들의 나무
나무는 처음에는 잎으로 우리를 시원하게 해주었습니다. 달고 시원한 과육으로 우리에게 향기로움을 맛보게 했습니다. 나무는 늙어 마을을 지켜주다가 드디어는 베어졌습니다. 우리는 나무둥치로 집을 짓고 가지로 창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톱밥으로 아궁이를 따뜻하게 하였습니다. 이제 나무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잠을 잘 때, 우리는 나무안에서 동그란 나이테처럼 웅크리며 나무의 가슴에 안기는 겁니다. 나무는 말이 없지만,나무는 더이상 나무가 아니지만. 다만 두려워하지 않고 내가 그곳으로 간다고 하자 모든 사람들이 반대했습니다. 그곳엔 물이없어. 그곳엔 바람이 심하고 별도 보이지 않아.방향을 알려주는 별도 없는 그곳엘 너는 어떻게 가려고 하니-,넌 못 들었니, 그곳에 갔던 수많은 사람들이 돌아오지 못했어. 전 아무 말 없이 짐을 꾸리고 사람들과 작별을 나누었습니다. 사람들 말대로 그곳은 죽은 모래사막 같은 곳일지 모릅니다.그러나 저는 생각했습니다. 제가 떠나는 건 그곳을 꼭 찾으려고 한 게 아니라는 것을,전다만, 두려워하지 않고 떠날 수 있는 내가 되려고 한다는 것을, 스스로를 고난 속에 내버려두는 내가 되려고 한다는 것을.